수통 군번으로 찾은 고 민태식 일병… 유해 56년만에 유족 품으로
한국전쟁 때 전사한 국군 병사 유해가 56년 만에 유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13일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광암리 일대에서 한국전쟁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하던 중 유해와 함께 군번이 새겨진 수통을 발굴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수통에 새겨진 군번(0167621)으로 병적을 조회해 수통 주인이 고 민태식 일병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민 일병은 1950년 12월 22세의 나이로 입대해 국군 5사단 27연대 소속으로 참전했으며 이듬해 4월 전사했다. 광암리 일대는 1951년 중공군의 4월 대공세 때 국군 5사단이 치열한 전투를 벌여 대규모 사상자를 냈던 곳이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유해와 수통이 발견된 현장을 그대로 보존했으며, 15일 오후 유가족들과 함께 정식으로 발굴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유해발굴감식단장 박신한 대령은 14일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봐 민 일병 유해가 거의 확실하다”며 “유가족들과의 DNA 비교 검사를 통해 신원을 밝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부모, 형제 등 직계 가족은 모두 사망했으며 유가족으로 조카가 있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1월에도 강원도 홍천지역에서 수통에 새겨진 한자 이름을 바탕으로 장복동 일병 유해를 발굴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
군은 2000년 한국전쟁 50주년 사업으로 유해발굴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1797구의 유해를 발굴해 53구는 신원을 확인했고 25구는 유가족을 찾아줬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