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 (후기)
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 (후기)
6년 전, 2008. 10. 15. 내 조인스 블로그, <맨날 추억에 사네>의 <세상사는 이야기>의 카테고리에
<그 폐가(廢家)에도 가을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하였다.
얼마 전, 이 포스팅이 생각나서 찾아 보니 사진이 죄다, 배꼽만 보이고 단, 한 장만 보인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 새로 수정하여 9. 15. 포스팅했는데 당시, 어느 네티즌이 이 폐가를 구입하여
살고 싶다는 댓글을 주고 받았는데... 그때 이후, 그곳엔 한번도 간 적이 없다. 벌써, 6년 전의 일이다.
혹시나, 그 네티즌이 그 폐가를 사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짬을 내어 가보았다.
노랗게 익은 탱자나무 울타리는 없어지고 온갖 잡초만이 집 안팍을 에워싸고 집안 입구까지 점령하고
마당 한 켠, 깊은 우물속 구름같은 내가 섰던 우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담쟁이로 뒤덮여진 창문에도 가을이 찾아와 정취를 풍기던 그때의 모습도 전혀 없다.
또한 이 가을날, 라이너 마라아 릴케가 읊조리던 노래소리도 없다.
모든 것이 쇠락하고 허물어진 빈 터전에 잡초만 무성한 황량한 모습에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가을이 찾아 온 폐가의 앞 논에도 고개숙인 황금빛 벼이삭이 한창 익어 가고 있다
Autumn Leaves/Roger Willi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