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er-site-verification: naverf83ad7df1bcc827c523456dbbc661233.html "일해공원,이래서 안되는군요."
홈 > 블로그 > 내 블로그 > 사진으로 보는 뉴스
내 블로그

"일해공원,이래서 안되는군요."

fabiano 0 1142  
1515000149642034.jpg

합천군의 때 아닌 '일해공원' 추진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이 때, 아이들이 논란의 진원지인 합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을 찾았다.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와 체험학습 굴렁쇠가 주최한 '현대사 바로 알기 합천놀이 한마당'.

창원·마산 지역 초·중학생과 학부모 등 45명이 참가한 이 날 행사는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에서 5·18 사진전과 참가 어린이들의 글쓰기, 역사 바로 세우기 못 박기 등으로 진행됐다.


1515000151768029.jpg
▲합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에 전시된 5.18사진을 보는 어린이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 중에는 이런 역사적 비극을 이미 알고 있는 이들도 있었고 미처 몰랐던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5·18민주화 항쟁 당시의 사진을 보며 굳은 표정들을 지었다.


1515000151728441.jpg
▲다시 그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


정예찬(창원 봉림초등 6학년)군은 "사진 보니까 안타까워요. 전두환에 대해 원래 잘 몰랐지만 이렇게 사람을 죽인 전 대통령의 명칭을 딴 일해공원을 반대하는 마음이 굳어졌어요"라고 말했다.


1515000152438781.jpg
▲1980년 5월18일...그 날을 담은 사진들.


이 날 행사를 주관한 한중권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장은 "도비와 국비를 들여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을 지어놓고는 독재자를 추앙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단순히 합천만의 문제가 아니죠. 우리 회원 학부모들이 모여서 일해공원 얘기를 하다가 한 번 와 보자고 했습니다. 역사교육이 꼭 필요하니까요. 그렇게 큰 죄를 짓고도 지나면 상관없다는 식이라면 다시 5·18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행사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뜨거웠단다. 곳곳에서 많은 문의 전화가 와 버스 두 대로 올까 하다가 시간에 쫓겨 미처 규모를 확대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10여명의 합천 군민들은 이 날 행사가 시작될 때부터 외곽에 서 있다가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소감을 바닥에 펼쳐 놓은 현수막에 적자 행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1515000153534951.jpg
▲왜 남의 땅에 와서 이런 행사를 하냐며 항의하던 군민.



1515000153227787.jpg
▲아이들이 일해공원 반대 의견을 쓴 현수막에 쓴 한 합천군민의 글.



1515000154304883.jpg
▲일부 군민들은 항의 도중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부분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이들은 "자라나는 아이한테 똑바로 가르쳐야지""아니, 여기 심의조 군수라고 적었는데 애들이 심의조는 어떻게 알아? 이거 다 어른이 시킨 것 아냐?""애들한테 저렇게 끔찍한 사진을 보여주면 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어린이들이 일해공원 반대의 뜻을 적은 현수막에 '너나 잘하세요, 아가씨''남의 땅에 돈 나오라 밥 나오라 하지 말고 니나 잘하시오'등의 글을 적어 놓기도 했다.


1515000155476442.jpg
▲사진을 찬찬히 보며 안타까워 하던 유영수,이영득 할아버지.


그런가 하면 진주나 창원에서 일부러 이날 행사를 보러 찾아 온 사람들도 있었다.

한 50대 부부는 창원에서 진주에 가는 길에 일부러 들렀다면서 "그렇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의 이름을 따면 어떡해요?"라며 일해공원 추진을 걱정스러워했다. 5명의 한 가족은 진주에서 일부러 이날 사진전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


1515000155155503.jpg
▲언론에서 행사 소식을 듣고 일부러 진주에서 왔다는 일가족.


한편 합천군민 중에서 일해공원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공원을 친구와 함께 찾은 합천여고 1학년 이모(16)양은 "명칭을 두고 투표했다고 하는데 투표가 있었는 지도 몰랐다. 일방적인 확정에 어이 없다"며 "합천이 뉴스에 떠서 홍보는 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공원을 산책 중이던 유영수(75·경남 합천군 합천읍),이영득(75·경남 합천군 합천읍) 씨도 이날 전시된 5·18 사진을 보며 "참으로 비참하고 안타깝다"며 "투표는 자기네들끼리 다하고 군수가 너무 고집이 세서 안된다"고 했다.

이들은 공원에 전시 중이던 사진을 하나 하나 찬찬히 들여다 봤다.


1515000156409033.jpg
▲장난스런 표정, 그러나 일해공원 반대에는 단호했던 초등학생들.



친구들끼리 놀러왔다는 합천 남정초등학교 4학년 류원호, 박정식 군 등 5명은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을 글을 적어놓은 현수막에 와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일해공원, 쪽팔려요. 새천년 생명의 숲이 훨씬 낫구만"이라면서 현수막에 일해공원 반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에서 일부 행사를 마치고 율곡면에 있는 전두환의 생가를 방문했으나 그 곳 주민 20여명의 완강한 저지에 부딪혀 잠시 실랑이를 벌였고 계획했던 사진촬영은 포기했다.


1515000157234422.jpg
▲공원 앞에 매달려 있던 현수막.


합천군에는, 특히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과 전두환의 생가가 있는 율곡면 일대 곳곳에 걸린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 입구에는 '합천군민 정서에 반하는 행사 자제 촉구'라는 현수막이 새마을운동 합천군지회 이름으로 걸려있고 율곡면에는 '일해공원 명칭 반대자들은 더 이상 외부세력을 끌어들이지 마라''합천군민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마라'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1515000158542688.jpg
▲일해공원 반대 풍선이 매달린 나무. 현대사 바로알기는 어른에게 더 필요해 보였다.


국민적 반대여론이 들끓을 뿐 아니라 경남도에서도, 또 합천군수가 소속해 있는 한나라당에서도 부적절하다 했건만 합천군민이 원한다는 미명 아래 추진되고 있는 '일해공원'명칭 변경은 아직 철회되지 않았다. '합천엔 분명 '일해'보다 더 자랑스런 이름이 있을 거예요'라던 한 참가 어린이의 글이 마음에 남았다. 김진경기자 jin @busanilbo.com
1515000159147237.gif / 입력시간: 2007. 02.12. 08:11
0 Comments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87 명
  • 오늘 방문자 14,348 명
  • 어제 방문자 13,971 명
  • 최대 방문자 14,619 명
  • 전체 방문자 1,583,551 명
  • 전체 게시물 10,948 개
  • 전체 댓글수 35,463 개
  • 전체 회원수 74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