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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그곳엔 천사들이 있었습니다.

fabiano 3 1145  
그곳엔 천사들이 있었습니다

1995년, 딸아이가 5살 때 이야기입니다.

5월 쯤, 딸이 고열과 경기를 보여
부랴부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작은아이가 갓 백일 지났을 때라
집사람과 교대로 아이 곁을 지켜야 했지요.
소아과 4인실 병동에 또래의 아이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해 있다 보니
다들 비슷한 연배였고 인상도 좋아보였습니다.

딸이 입원한 다음날,
한 아이가 같은 병실에 입원했습니다.
워낙 손이 귀한 집안의 4대독자라고
온 집안 식구들이 총출동이라도 한 모양입니다.
일가친척 방문으로 병실이 시끌벅적했습니다.

다음날, 회진하던 의사선생님이 아이엄마에게
무어라 얘기하니 엄마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군요.
슬쩍 들린 바로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고….
아이엄마는 넋 나간 모습으로 눈물만 흘렸고
아이아빠는 병실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배고픈 아이의 울음만 병실을 채웠죠.

다음날 아침 아내가 온 시간에도
아이는 울고 있었습니다.
초췌한 모습으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던 아이엄마.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내는
우는 아이를 조용히 안아 아무 말 없이
가슴을 헤치고 젖을 물렸습니다.

아내의 행동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죠.
배가 고팠던 아이는 한참동안 아내 젖을 먹더니
조용히 잠들더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엄마는
무슨 말을 하려다 이내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저녁, 퇴근하면서 아내와 교대했습니다.
밤이 되자 아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고
아이 엄마는 여전히 힘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 옆 침상의 다른 엄마가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서는
아침에 아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 엄마의 젖을 먹은 아이는 이내 잠들었고
덕분에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세 명의 엄마들이 교대로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렇게 삼일 쯤 지났던가요.
따뜻한 눈길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더군요.

그날 밤,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던
아이아빠가 돌아와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에게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병실을 지키면서 아이엄마를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입원해있는 동안
우리 딸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게 되었고
병실을 나서면서 아이엄마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은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라 천사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제게는
천사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그 중 한 천사는 아직도 제 곁에서
아줌마 본연의 모습으로
잔소리해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 동막골 (새벽편지 가족) -

3 Comments
술람미 2009.04.26 05:51  
다녀갑니다.늘 주안에서 평안하시기를 기도하구요..
fabiano 2009.04.26 09:18  
김사합니다!..... 아멘~
fabiano 2009.04.26 20:57  
오늘, 감나무밭에 갔다왔는데 이제 제법 앞사귀가 많이 났습니다. 조만간, 또 만나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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