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歲月)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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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7 11:57
녹슨 철사로 얽어맨 오래된 대문 사이로 보이는 풍경에 멈춰선 세월이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어느 문중의 재실인듯 한데 마당에 난 풀이 오랫동안 비우고 관리를 안한 듯 하다.
휘갈려 쓴 서체의 현판을 보니 이름하여 임천재(林泉齋).
記를 쓰고 난 마지막을 보니 단기 4223년이다.
그렇다면 1890년에 林泉齋記를 쓰고 118년의 세월이 흐른것이다.
한문을 잘 몰라서 뜻을 가름할 수는 없으나 대충 보니 조선왕조 중기에
병조판서를 지낸 문헌공에 대한 후손의 가록으로 벽진 李氏의 재각(齋閣)이다.
가난한 후손들이 해마다 10월에 제사를 지내기는 하나 수리보수하기에는
힘이 드는 듯하다.
창호지없는 방문 창살, 가지런히 잇대어 있는 빗물받이 서까래의 선에 세월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 나그네의 마음도 쓸쓸하기 그지없다.
자꾸만 사라져가는 옛 古에 대한 향수가 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