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구곡가/이이((李珥)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4479999.gif)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5452654.gif)
고산의 아홉 굽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세상 사람들이 모르더니,
내가 풀을 베고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사니(그때야) 벗님네 모두들 찾아오는구나.
아, 주자가 읊은 무이산에서 후학을 가르친 주자를 생각하고 주자를 배우리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7825667.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2)
일곡은 어디인가? 갓머리처럼 우뚝 솟은 바위(관암)에 아침해가 비쳤도다.
잡초 무성한 들판에 안개가 걷히니, 먼 곳 가까운 곳 가릴 것 없이 그림같이 아름답구나.
소나무 숲속에 맛좋은 술이 담긴 술통을 놓고 벗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7518152.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3)
이곡은 어디인가? 화암의 늦봄 경치로다.
푸른 물결에 꽃을 띄워 멀리 들판으로 보내노라.
사람들이 경치 좋은 이곳을 모르니, (꽃을 띄워 보내) 알게하여 찾아오게 한들 어떠리.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8542893.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4)
삼곡은 어디인가? 푸른 병풍을 둘러친 듯한 절벽인 취병에 녹음이 짙어졌도다.
푸른 숲 속에서 산새들은 높이락 낮추락 노래를 부르는 때에
키가 작고 가로퍼진 소나무가 맑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으니 여름같지 않게 시원스럽기 그지없구나.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29472911.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5)
사곡은 어디인가? 소나무가 선 물가의 낭떠러지인 송애에 해가 진다.
깊은 물 한가운데에 비친 바위 그림자는 온갖 빛과 함께 잠겨있구나.
숲속의 샘물은 깊을수록 좋으니 흥을 이기지 못하겠구나.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30387645.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6)
오곡은 어디인가 으슥한 절벽같은 은병이 보기도 좋구나.
물가에 지어놓은 정사는 맑고 깨끗하기가 더할 나위 없구나.
이 중에서 글도 가르치고 연구하려니와 시를 짓고 읊으면서 풍류도 즐기리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31467192.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7)
육곡은 어디인가? 낚시질하기에 좋은 골짜기에 물이 많이 고여 있구나.
나와 고기와 어느 쪽이 더 즐기는가?
해가 저물거든 낚싯대를 메고 달빛을 받으면서 집으로 돌아가리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31665496.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8)
칠곡은 어디인가? 단풍으로 둘러싸인 바위에 가을빛이 좋구나.
맑은 서리가 엷게 내리니 단풍에 둘러싸인 바위가 비단처럼 아름답구나.
차가운 바위에 혼자 앉아 집(속세)의 일을 잊어버리고 있도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32214197.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9)
팔곡은 어디인가? 악기를 연주하며 흐르는 시냇가에 달이 밝구나.
좋은 거문고로 몇 곡조를 연주했지만,
옛 가락을 알 사람이 없으니 혼자 듣고 즐기노라.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data/cache/blog/1514993932214197.com/gojeon/gojeon/si-jo/images/img-go-san-9-9-1)
구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무는구나.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돌인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혀 버렸구나.
놀러 다니는 사람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없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