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블들과 함께 한 영동투어 ⑥ 마지막 편
잔뜩 흐린 하늘에는 시커먼 먹구름이 산과 맞닿아 밀려오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비가 세차게 쏟아질 기세다.
버스는 다시 영동 읍내를거쳐 시원하게 새로 뚫린 무주로 가는 4차선 국도를 따라 학산면 소재지를 지나
영동군이 지정, 적극 육성한다는 농촌체험 테마 마을인 "모리 마을" 로 향하고 있다.
영동읍내서 학산까지 약16km 다시 학산에서 약 3km 쯤을 더가야 하는데 드디어 소나기가 시야가 흐릴 정도로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들이 더위를 타니까 더위를 식혀주려는 듯, 우리가 밖에서 활동할 때만 피해 비가오는 행운의 소나기라며
반기는 사이 목적지인 "모리마을"이 가까워 질수록 빗줄기도 점점 가늘어지며 그치는게 아닌가?...
정말 우리들의 일정을 축복해주고 농촌에는 가뭄이 심하다고 단비가 되어주는 행운의 비가 틀림 없는것 같다.
마을회관에 들어서니 포도주 만들기 체험을 위해 영동대학교에서 교수님이 강의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3~4리터 정도 돼 보이는 프라스틱 용기를 하나씩 나누어 주고 포도따기 체험장에서 따온 포도알을 잘 터뜨려
2/3정도를 채워 포도 10 kg에 설탕 1 kg, 효모2g의 비율로 함께 넣어 잘 섞어서 1~2주정도 지나면 발효가스가
모두 빠지고나서 찌꺼기를 잘 짜서 천으로 걸러 병에 가득 차도록 다시담아 둔단다.
그렇게 만든것을 다시 1 개월 정도 서늘한 실내에 두면 포도 침전물이 생기고 침전물을 제외한 맑은 포도주만
잘 따라 보관병에 공간없이 가득채워 공기와 닿지않게 밀봉하여 햇빛이 들지않는 서늘하고(10~15도c) 어두운 곳에서
다시 2 개월을 숙성시키면 나만의 맛좋은 포도주가 된다며 열심히 강의를 하셨다.
역시 남에게 베풀지 않으면 몸살을 내는 친구 부인이 포도주 만들기 체험을 하고 남은 포도를 좋은것으로 골라
따로 포장을 해주며 서울갈때 가져가라며 정성스레 챙겨 준다. 왠지 가슴이 훈훈해 온다.
강의가 끝나니 오후 4시30분쯤 됐고 강의를 하는동안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쳤다.
앞산에는 소나기와 함께 내려 앉은 흰구름 조각들이 미처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산봉우리에 붙잡혀 힘겨운
턱걸이를 하고 있고 구름사이로 삐죽이 삐져나온 햇살이 영롱한 무지개다리를 만들어 산 한켠에다 걸어놓아 장관을 이뤘다.
나는 개인사정으로 더이상 행사에 참석하는것을 포기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마침 영동읍으로 나오는 일행이있어 미처 얼굴도 제대로 익히지못한 일행들에게 작별인사를 대충 끝내고
그 승용차편으로 영동역으로 향했다.
영동역에 다다르니 미리 예약해둔 19시 22분발 서울행 열차는 두시간여나 시간이 남아 역무원 아가씨에게
빨리 갈 수 있게 조치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모두 매진이라며 곤란 하단다.
대책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나이가 듬직한 아줌마가 매표업무를 보길래 헛일삼아 다시 부탁해 보았다.
젊은 아가씨와 달리 컴퓨터를 몇번씩 클릭해서 혹시나 켄슬된 표가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더니 드디어
서울에 30 여분쯤 빨리 도착하는 차표로 수수료없이 바꿔 주는게 아닌가?
바뀐 차표가 새마을 열차여서 차액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승차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고 무심코 그 영수증을 보니 "2007 년 국가 고객만족도 1위, 2007 한국경영대상
"경영품질 종합대상" 4년지속 수상" 이라고 씌여 있다 .
"그런 상들이 공연히 받게된 상이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며 승차권 취급자 이름을 보니 영동 배 소영 이라고 써 있다.
이런 사명감있게 고객 편의를 위해 묵묵히 노력해 주시는 분이 영동의 관문인 영동역을 지키고 있다느게 무척 가슴이 뿌듯 했다.
일행들에게 후일담을 들으니 짧은 밤이 아쉽도록 삼겹살에 소주파티를 열어 밤이깊도록 흥겁게 노래부르며
조블들의 우정을 다졌고 다음날도 예정대로 "장수풍뎅이 마을" 견학과 "난계사" 로 이동해 예쁜 장구만들기체험을 하고
"난계국악체험 전수관" 에서 사물놀이도 배우는 알찬 체험으로 하루를 마감 했다고 한다.
이상으로 난계 국악축제 및 영동포도축제 사전 답사기를 마감합니다.
그동안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 "님" 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