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어부와 어머니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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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3 22:57
권어부는 어머니와 그의 아들, 딸 남매와 마누라와 함께 산다.
여러 형제가 있지만 정작은, 몸이 불편한 권어부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그의 어머니의 의하면 형제 중에 권어부가 제일 맘이 착하고 심성이 좋단다.
그래서 아들 중에 둘째인 그와 함께 사는 게 좋고....
투박하고 가다듬지 않은 육두문자 언어(言語)를 남발하지만 그게 꾸미지 않고
소박하며 단순한 그의 모습이다.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응큼한 구석도 있지만 웃자고 하는 그의 본심이
드러나게 마련이어서 별, 대수는 아니다.
예전에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친구녀석들의 배신과 비아냥에 절치부심하여
돈을 많이 모으기도 했지만 이면엔 인간부재(不在)에 진저리치는 것에 다름 아닐것이다.
파장의 장터처럼 어수선한 집 안의 풍경이지만 깔끔하며 잘 정돈 된 여염집의 풍경보다는
이러한 정경이 권어부的인 것이다.
황혼을 등지고 서있는 그의 모습, 역시나 권어부的이다.
허리가 아픈 그의 모친은 오늘도 들녘에 나가 권어부가 좋아하는 봄나물을 캐고 씻어 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