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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코드를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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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거침없는 자기표현… 노출은메시지다

배꼽티-홀터넥-탱크톱-로라이즈진`섹시패션의진화어디까지…

1929년 짧은 저고리

1969년 미니스커트

2006년 T-팬티까지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젖가슴을 드러내놓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여성들 모습이 눈에 띈다. `토플리스`(상의를 드러낸 옷차림)의 원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당시 사회적 풍습이었다. 여성이 젖가슴을 드러내고 돌아다닌다는 건 젖을 먹여야 할 어린 아들이 있다는 뜻. 따라서 한국의 노출 패션의 원조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국에 노출 패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근대다. 1929년 기생과 신여성들 사이에서 짧은 저고리가 대유행했다. 옷감도 얇아졌고 치맛자락도 올라갔다. 구한말 젖먹이 아들을 둔 어머니들의 노출에 비하면 얌전한 편이다. 그래도 젊은 여성의 속살이 옷자락 바깥으로 드러난다는 데 사회적 거부감은 컸다. 논란도 분분했다. 당시의 지식인 안석영은 "거미줄보다 설핏한 옷 사이사이로 움직이는 모던 걸들의 몸뚱어리라니 그들은 기탄없이 큰길거리를 벌거벗은 몸으로 질풍같이 쏘다니는 것이다"라고 비난의 시위를 당겼다. 이에 대해 신여성인 허영숙은 노출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옷에 몸이 착 붙어서 몸이 움직이는대로 옷이 물결을 쳐야 아름답지 않겠는가"라며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또각또각 활보하는 신여성 치맛자락 팔랑거려 슬렁슬렁 걸어가는 행인들 마음자락 철렁했던 시절 얘기다.

하지만 노출에는 `후퇴`가 없다. 해방 후 시간이 지나고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노출 패션은 본격적인 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된다. 1965년 조선일보는 앙드레김이 디자인한 `아리랑 드레스`에 대한 비판적인 논조의 사설을 게재했다. 아리랑 드레스는 요즘 생활한복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아리랑 드레스는 윗저고리가 파여 가슴이 약간 드러난다. 이에 대해 칼럼 저자인 서울대 법대 교수는 "아리랑 드레스의 벌어진 젖가슴은 원래가 폐쇄성으로 일관된 한복의 전체적 조화를 깨뜨려놓았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단아하기 짝이 없는데도 여전히 보수적이었던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노출이란 못마땅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1967년 가수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귀국해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보수적인 어르신들은 침튀기며 비난했고 경찰은 미니스커트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유행의 중심지였던 명동은 미니스커트를 걸친 여성들로 넘쳐났다. 1969년 무릎 위로 30cm 올라간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은 25일 구류 처분을 받는 웃지 못할 일들이 속출했다. 1971년 봄 한국에 핫팬츠가 등장했다.

노출은 이제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파고가 돼 많은 여성들을 집어삼켰다. 배꼽티는 배를, 홀터넥은 등과 어깨를, 탱크톱은 가슴 윗부분 상반신을 드러냈다. 로 라이즈 진은 허리와 엉덩이, 속옷 끈까지 노출시킨다.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저 힘찬` 연어형 인간이 아니고서야 이제 노출 패션을 거부할 수 없게 됐다. 자기가 시도하든 옆에서 보게 되든.

왜 노출 패션이 유행일까. 우선 맨살을 드러내는 게 이성에게 유혹적이라는 이유가 있다.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유혹이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는 한 성공적인 패션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벨기에 루뱅대 브람 반 댄 베르그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속옷을 입은 섹시한 여성의 사진 같은 `성적 암시`에 노출됐던 남성들은 불공정한 제의를 받아들이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을 유혹하는 여성 연예인들이 과감한 노출 패션을 선보이는 것도 좋은 예시다. 지구의 자원 낭비를 하 걱정한 탓인지 노출 패션의 선두주자로 나선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두고 맨디 무어가 "난 저렇게까지는 못한다"라고 발언한 게 화제가 된 것도 노출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가장 좋은 방편 중 하나라는 맥락에서 나온다.

온라인 쇼핑몰 `더걸즈` 측은 "몸짱 열풍 이후 몸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노출 패션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운동으로 다진 몸매를 드러내며 사람들의 주목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노출 패션이 붐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몸짱 신드롬의 자식이 노출 패션인 셈이다. 제일모직 측은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노출 패션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어떤 장신구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의상으로 자신을 어필하려는 신세대들이 손을 뻗친 게 노출 의상이다.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신체를 남들보다 조금 더 드러내는 것을 택한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노출패션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근현대에 들어와 패션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했는지 역사성을 고려해야 한다. 얼굴과 손 외의 신체가 모두 펑퍼짐한 옷에 가려졌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다 꼭 끼는 디자인의 의상이 등장해 몸의 윤곽 일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넓게 살갗이 드러나는 의상도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다. `노출 의상`이 아니라 `노출도 패션과 의상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드러난 피부도 의상이 됐다. 그리고 사실 무슨 상관인가, 그들이 입어서 행복하다면.

이고운 기자(ccat@heraldm.com)

6 Comments
어여쁜 나 2017.02.11 11:46  
하기야 북한은 오죽했겠나요? 1950년대~1970년대 당시 북한의 젊은여성들의 사진들을 보면은 모두 한결같이 치마저고리 그것도 아니면 양장을 입더라도 수수하고 투박한 원피스와 투피스가 주류였었으니....!!!!
fabiano 2017.02.11 12:17  
공산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유행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어여쁜 나 2017.02.17 18:48  
1950년대~1970년대초반때인 북한이랑 마오쩌둥시절때의 중공때나 투박하고 수수하게 입었지. 구소련을 비롯해 동유럽권 구공산권국가들의 여성들도 공산정권시절때에 서구식패션을 즐겨입고 그랬습니다~!!!!
fabiano 2017.02.19 21:31  
북한을 제외한 공산국가에서는 그런대로~~
어여쁜 나 2017.06.12 19:12  
그래도 북한여성들은 여기 대한민국여성들과 비교해볼때 비교적 김치녀들이 적은편이라고 하더군요? 혹시 김치녀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Fabiano님이시야 남자시고 올해 만70세이시니까 이말의 뜻에 대해 잘 모르실텐데 주로 사치를 좋아하고 낭비하는것을 좋아하는 젊은여성들을 가르키는 말이라네요?다른말로는 된장녀라는 말이 있는데요? 집안은 나름대로 중류층이지만 집안의 형편에 걸맞지않게 호화로운 명품옷과 명품가방을 가지며 스타벅스 카페에서 커피를 사먹는 젊은여성들을 가르킨대나 뭐래나? 하기야 제가 만으로 30대중반이니 제가 더 잘알죠~!!!! ㅡㅡ;;;;;;;
fabiano 2017.06.14 09:11  
그런 신조어는 이미 알고 있으니 걱정붙들어 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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