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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리 소리에 취해 영동 포도밭에 눕다

fabiano 0 1776  

이 포스팅은 Korail의 명예기자, 홍기자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1> 피리 소리에 취해 영동 포도밭에 눕다 ② 모리마을                                                            


숨죽인 쐐기와 주홍색 호박 옆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백발 할머니 지나는

갈기산 모리마을

 

[ 알알이 터뜨려 자줏빛 포도주 만드는 시간 ] 포도송이를 들고 이동한 모리 마을에서는 나만의 포도주를 만들 수 있다. 흔히 만들어 먹는 포도소주와 달리, 포도를 숙성시켜 만드는 포도주다. 작은 병 2개들이 양이 나오는 플라스틱 통 하나씩을 받는다. 영동대학교 와인발효식품학과에서 나온 전문가가 포도주에 대한 설명을 한다.

 

포도를 손으로 잘근잘근 터뜨려 넣고 설탕과 효모를 붓고 뚜껑을 닫는다. 분량을 잘못 맞추면 통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따라온다. 다음 날이 되면 포도껍질은 위로 떠오르고 자줏빛 액체가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렇게 열흘을 두었다가 천으로 찌꺼기를 걸러내 액체만 따라내 다른 병에 밀봉한다.

 

서늘한 냉장고 등에 가둬두길 백 일이면, 손을 땄던 포도가 포도주로 변한다. 모리 마을을 방문해 포도주 만들기에 참여한 객들에게는 중요한 제조일정을 문자로 보내 필요한 때 되살려준다. 통에 자그마하게 설명이 붙어있기도 하지만 객들을 잊지 않고 챙기는 마을의 마음씀이 다붓하다.

 

포도주를 뚜껑 닫아 챙겨두고 손가락 두께만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해가 지는 하늘을 본다. 낮은 지붕 위로 희미하게 무지개가 걸린다. 금강모치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 옥수수 걸려있는 흙 집에서 하룻밤이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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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하고 활기찬 농촌 체험 마을 모리 ] 평균연령 80세의 장수마을 모리에서는, 백발을 단발로 늘어뜨린 할머니가 소리도 없이 옆길을 걸어 지난다. 마을의 서낭당에서는 매해 정월 대보름, 달집놀이를 한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각기 해온 음식을 바쳐놓고 제사를 지내며 한 해의 액운을 쫓는다.

 

곳곳에 주홍색 호박이 선연히 사람을 놀래키고, 어미황소와 송아지가 백구와 한 외양간에서 꿈뻑 꿈뻑 사람을 쳐다본다. 장독대 옆으로는 숫돌이 놓여 있고, 길게 깔린 길가에는 쐐기가 잎사귀에 숨죽여 붙어 있다. 계곡의 동굴에는 박쥐 가족이, 농장에는 염소부부가 각기 보금자리를 잡고 제 몫의 삶을 살다 간다.

 

옛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하지만, 외지의 객이 와도 불편함은 조금도 없다. 예쁜 간판에 집 이름을 써서 붙인 새 흙 집을 민박용으로 사용한다. 모리 마을은 문화진흥청에서 주관하는 테마마을 3,2위를 두 해 연달아 수상했다. 1억여 원을 들인 작은 광장의 한 켠에는 옛날식 커다란 그네와 널이 정자 옆에 놓여 있다.

 

새벽 네 시경 수탉이 목청껏 울어대는 모리 마을은 아직 어둠이 깔려 있다. <봄날은 간다>의 은수와 상우가 애잔히 열정을 태우며 만났던 길처럼, 안개에 휩싸인 1차선 도로가 갈기산을 옆에 끼고 어스름이 뻗어있다. 마을의 막내 격이라는 할아버지가, 긴 장대를 들고 개구쟁이처럼 뒷산을 겅중겅중 뛰어갈 때쯤 날이 완전히 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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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굼벵이가 장수풍뎅이로 날아오르는 연구회 ] 날이 밝고 첫 걸음 한 이웃 마을의 장수풍뎅이 연구회.
서늘한 창고에는 아이 손만한 굼벵이가 잠자고 있다. 딱딱한 껍질이지만 만지면 사람 팔뚝 살을 만진 듯 물컹하다.
3
년충은 간에 좋은 명약으로, 장수풍뎅이연구회에서는 성충에 이르기까지의 전 단계부터 보존한다.
날개를 펼친 성충 장수풍뎅이가 크기를 달리 해 여럿 박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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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편으로 이어집니다.2008/08/18 - [열두달 책여행] - <1> 피리 소리에 취해 영동 포도밭에 눕다 ③ 옥계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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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소리에 취해 영동 포도밭에 눕다
기차 타고 미리 간 영동 포도축제 (8.22-26)

 서울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두 시간 정도를 달리면 충청북도 영동 역에 도착한다.
 고지에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역인 영동은, 온도가 높고 비가 많지 않아 포도 재배에 좋다. 포도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 재배에도 유리한 지형이다. 사과, 호두, , 곶감도 많다. 메이빌이라는 공동 상표를 만들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8 22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지는 영동 포도축제 기간에 경부선 KTX를 제외한 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는 영동 역을 지난다. 지난 해에 공식적으로만 10,000여 명이 보라색 풍선을 들고 다녀갔다. 지난 주말, 2회째를 맞이하는 올해 영동 축제를 미리 찾았다.


②편에서 이어집니다. 2008/08/16 - [열두달 책여행] - <1> 피리 소리에 취해 영동 포도밭에 눕다 ② 모리마을


난계의 피리 소리 휘돌아

폭포 내리고

무딘 마음이 뎅그렁 울리네

 

[ 난계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박연의 혼 머무는 국악의 고장 ] 모리 마을을 떠나 영동 역으로 돌아오기 전, 들릴 곳이 또 하나 있다. 과일바구니를 머리에 인 주선(酒仙) 디오니소스는, 축제의 신이기도 했다. 포도와 과일의 고장 영동 축제에는 난계 국악 축제가 함께 어우러진다. 국악을 집대성한 난계 <?xml:namespace prefix = st2 ns = "urn:schemas:contacts" />박연의 고향인 때문이다.

 

한국의 삼대 악성 중 한 명을 탄생시킨 영동은 우리 소리를 온전히 보전하고 있다. 피리 모양 전주가 가로등을 매달고 있는 곳,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국악기 제작촌, 난계사, 난계생가가 모여 있다. 시원하게 트인 길에 널찍한 터를 뒀다.

 

국악박물관에는 편종, , 향피리, 소공후, 12율관까지 놓여 있다. 국악실과 난계실로 나눠 100여 종의 국악기와 국악의상, <악학궤범>을 비롯한 고문서, 12인 명인명창소개 등을 갖췄다. 난계 박연은 조선 태종~단종 때에 이조판서와 대제학에 이르렀다. 그가 완성한 제례악은 아직도 종묘에서 사용된다. 재료의 두께로 소리를 조절한 편종을 지나 난계 부부의 영정 앞에 손을 모은다.

 

박물관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한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에서는, 장구를 앞에 두고 기본 장단을 배운다. 국악을 전공한 전문 강사가 가르치는 장단은 야무지고 실하다. 여행객 부부가 나란히 앉아 심드렁하게, 그러나 정이 뚝뚝 묻어나게 장구를 친다. 조임새에 궁, 채까지 갖춰진 전통 타악기의 꿋꿋한 소리가, 포도주통을 흔들듯 가뭄진 마음을 시원히 헤집어놓는다.

 

국악관의 큰 북을 둥 둥 울리고 1층짜리 건물 높이의 해금 모형을 지난다. 국악기제작촌에서 아이들과 외국인을 위한 체험으로 인기가 많다는 장구 만들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오동나무 몸체에 쇠가죽을 댄 장구는 실제 장구보다 작은 크기로 목에 걸기 알맞다. 우리 타악기 장구는 전통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음률 조절 장치를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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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계 폭포 앞 우렁 쌈밥을 입에 넣다 ] 장구를 치며 허기진 배는 폭포가든에서 달랜다. 14년 전통의 우렁이 쌈밥이 나오는 집으로 예약하지 않으면 대접하지 않을 만큼 준비가 철저하다. 40종의 재료가 들어갔다는 쌈장은 구수하고 매콤하게 쫄깃한 우렁과 어우러진다. 삼도의 말씨가 섞여든 금강 상류에는, 삼도의 맛도 절묘하게 하나로 녹아 있다.

 

밥심으로 배를 두드리며 옥계 폭포로 올라간다. 15분 여 정도 천천히 걸으면 절벽 아래로 시원히 떨어지는 30m 높이의 옥계 포포를 만난다. 이생강이 대금을 불면 새들이 제 동료인 줄 알고 몰려들었다고 하던가? 박연 선생이 자주 피리를 불었던 이곳에서는, 호랑이도 구슬퍼했다는 옛 소리가 폭포를 휘돌아 귓가에 떠돈다.

 

내려오는 길에는 자리를 깔고 앉아 더위를 식히는 가족들이 눈에 띈다. 자갈의 잔 무늬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계곡, 10월이면 단풍의 절정에 달한다는 산줄기를 따라 여행의 마지막을 걷는다. 모르는 사이, 포도주 몇 잔에 이틀이 껌뻑 지난다. 몸 속의 피가 기억하는 우리 가락에 무딘 마음도 뎅그렁 뎅그렁 울린다.

 

이틀을 2년처럼 보내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포도와 장구까지 한 아름 안은 손에서 포도주가 익는다. 축제의 날이 오면, 불모의 땅 서울을 지나 영동 포도밭에 눕고 싶다. 불행히도 그러지 못한다면, 영동 와인 샤토마니의 향에 취해 남은 한 해를 보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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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이 촬영한 16.

 


* 주요 연락처 안내

영동포도축제 - 전화 (043)740-3472 / 누리집 http://www.ydpodo.co.kr
영동군청 - 전화 (043)742-2101 / 누리집 http://www.yd21.go.kr/
와인코리아 (샤토마니 판매 및 공장 견학) -  누리집 http://www.wine-korea.com/
모리마을 (금강모치마을. 민박 및 농촌체험) - 전화 (043)743-8740 / 누리집 http://mochi.go2vil.org/
난계국악박물관 - 전화 (043)742-8843 / 누리집 http://nangye-museum.or.kr/
폭포가든 (맛집 : 우렁쌈밥) - 전화 (043)742-1777

* 기차 이용 교통 안내

서울역(지하철1,4호선) -> 영동역(경부선)
05:55에서 23:00까지 1일 28회 운행 (새마을호 5회, 무궁화호 23회)
새마을호 2시간 10여 분, 무궁화호 2시간 30여분 소요

영동역 -> 서울역(경부선)
00:44에서 23:00까지 28회 열차 운행 (새마을호 6회, 무궁화호 22회)

철도 고객센터 1544-7788  http://www.korail.go.kr
영동역 (043)743-7759



* 관광안내도 (클릭해서 큰 사진으로 저장해 보면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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