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빚는 그 시절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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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3 07:55
휘영청 밝은 달밤.
대청에 둘러앉아 가족들과 함께 송편 빚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시절이 생각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天高馬肥의 계절.
햇곡식, 과일 등이 풍성한 추석은 "5월 농부, 8월 신선" 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날만 같아라"는 8월 대보름날.
고운 쌀가루에 팥고물이며 강낭콩을 넣어 빚는 어머니, 누이의 손길은 그 얼마나 보기 좋았던가!
"근친길이 으뜸이고 화전길이 버금이다" 라는 속담처럼 秋夕 전후로 친정나들이 하는
그때 그 시절의 우리네 시집간 누이나 어머니들의 반보기 아닌 온보기는 얼마나 가슴 뛰었던
친정나들이였던가...
세월이 흘러 지금은 잊어버린 이야기가 된 5월 농부, 근친길, 온보기.
잊어버린 이야기만큼이나 추석명절을 맞아도 갈 곳이 없거나 바쁜 사람들이 있어
옛 詩人은 또 이렇게 詩를 썼었지.
" 가을이 되고 추석이 되어도 배고픈 사람아!
너무 서러워 할 것없다.
저 추석달은 그대들의 머리 위에서도
사진 1967년 청주 김운기 (향토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