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서정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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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05:37
조석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서늘한 바람. 어느새, 가을에 접어들었다.
아침이슬이 맺힌 거미줄.
담벼락에 홀로 외로운 능소화.
해갈이하는 감나무에 달린 땡감 하나.
강변도로를 따라 달리니 눈에 보이는 가을풍경이 상쾌하다.
아우들과 고구마캐기와 벌초하기로 약속했던 터라, 고향마을 누교리 가는 길에 가을이 한창
익어가고 있다.
실개천가에 밤나무,산초나무가 있어 가시에 찔려가며 밤도 줍고 산초열매도 따고...
작년 이맘때엔 외할머니 산소 가는 오솔길에 으름나무가 있어 벌어진 으럼도 따던 생각도 난다.
흐르는 강물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강마을의 정겨운 모습이 높은 하늘아래 한 폭의 그림같고 한창 익어가는 벼이삭이 정겹다.
건달농사라던 고구마는 꽤나 실하고 알차고...
고구마줄거리 다듬으며 오랫만에 만난 동서들은 세상사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돌아오는 귀로에 먼데 하늘가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기러기떼.
저녁노을이 비껴드는 비봉산 꼭대기 하늘에 반달이 걸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