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도 70세 넘도록 '먹고살려고' 일해야 하는 한국인
퇴직하고도 70세 넘도록 '먹고살려고' 일해야 하는 한국인
은퇴연령 70세 넘는 한국·멕시코… 자영업자 비중 OECD 평균 2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와 함께 실질 은퇴 연령이 가장 높다고 지목한 나라는 멕시코다.
멕시코 남성의 실질 은퇴 연령은 72.3세로 우리나라보다 1년 이상 길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주목할 사실은 멕시코와 우리나라가 모두 OECD 회원국에서 유독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2012년 기준 멕시코의 자영업자 비중은 33.7%, 우리나라는 28.2%로 전체 회원국 중 3위와 4위에
각각 해당한다. OECD 평균치(15.8%)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은퇴 연령이 높은 두 나라가 자영업자 비중도 높은 이유는 복지 체계가 부실해 중고령층이 자영업에
많이 뛰어들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과 멕시코는 모두 산업이 상당히 발달했지만 여전히 노후를
책임질 복지 체계가 여물지 못했고 막 중노년에 접어든 개인들이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며
"두 나라 모두 나이가 많으면 재취업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지가 한국고용정보원에 의뢰해 1938~1953년생 3517명을 조사한 결과 이 연령대에서 일하는 사람
가운데 취업자는 41.4%인 반면 자영업자는 58.6%로 나타났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통계청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 560만명 가운데 약 60%가 50대 이상이다. 규모도 영세하다.
본인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4명 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90%가 넘는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결국 국가가 책임져야 할 노후 대책에 구멍이 뚫리면서
두 나라 자영업에 과도하게 인력이 쏠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달 용돈 15만7000원… 1년에 영화 한편도 못봐
60세 이상의 팍팍한 삶
우리나라 60세 이상이 계속 일을 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쓸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938년부터 1953년에 태어난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한 달 평균 용돈은
15만7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5000원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용돈에는 일이나 여가 같은 활동을 하기 위해 지출하는 교통비, 점심값 등이 포함된다.
고용정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일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용돈에 큰 차이가 났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