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령(秋風嶺)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10
1968
2009.06.24 00:17
추풍령(秋風嶺)
2009. 6. 23. 추풍령(秋風嶺)에 가다.
행정상으로는 충북 영동군인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추풍령(秋風嶺)은 경상북도에 속한 것으로 알고있다.
추풍령에서 북쪽에 위치한 황간(黃澗)에서조차 경상도 말씨를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 아랫쪽에 위치한 추풍령은 다 말할 나위가 없을 터이다.
경상도와 충청도의 경계지점에 있고 옛날부터 한양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었으며 소백산맥의
지류로서 그다지 높지않은 고개이지만 60년대 유행했던 구름도 자고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노래에 이어 同名의 영화까지 만들어진 것은 한많은 사연이 있었던 탓일게다.
경계지점이다보니 집은 영동이고 밭은 김천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통행금지가 있었던
그 시절, 짧은 밤이 아쉬웠던 김천의 술꾼들이 자정이 넘어서는 통행금지가 없던
충청도 영동주막으로 와서 밤새 술을 퍼마셨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人口에 회자(膾炙)되었던 것이다.
그때 그 시절엔, 부산을 출발하여 낮은 경부선 철길을 따라 오던 증기열차는 오르막길인 추풍령역에서
지금은 문화유산이 된 급수탑에서 물을 공급받고 다시 서울을 향하여 힘찬 기적소리를 울렸었다.
일정하(日政下), 오가는 길손들이 많아짐에 따라 추풍령은 번성하기 시작했고 장삿속 밝은 일본인들이
이곳에 많이 진출함에 따라 유곽[遊廓]도 생겼는데 당시 유곽은 규모가 꽤 컸다고한다.
오랜 세월이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사라지고 없는 지금은 한적한 시골로서 이름 그대로 가을바람 스산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다름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