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에서 발견된 조선왕조의 방대한 성벽
fab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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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01:05
옛 동대문운동장 지하에 잠자던 '조선의 서울'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 조성을 추진 중인 이곳 발굴현장이 공개된 17일.
현장을 찾은 취재진 뿐만 아니라 이 분야 전문가들도 연신 탄성을 냈다.
발굴 개시 전까만 해도 흔적만이라도 건지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겼던 서울성곽이 막상
축구장을 뜯어내고 본격 발굴을 시작하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다 이날 마침내 상당 구간에
걸쳐 그 전모를 드러내기에 이른 것이다.
이곳에 축구장이 있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그 지하에서 출현한 성벽은 보존상태가 양호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규모만도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그 양쪽 끝에서는 각각 치성(雉城)이라는 방어용 성벽 부속시설이 드러나고, 이미
몇 달 전에 상부를 노출하기 시작한 이간수문(二間水門)이라는 배수용 교각은 그 우람한
자태를 드러냈다.
정교하게 다듬은 거대한 돌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높이 5.4m에 이르는 벽면을 양 옆으로 끼고
시원스럽게 뻥 뚤린 이간수문 바닥을 통과하던 문화재위원 나선화 박사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어때요? 그리스 신전에 온 것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