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백수 들이여! 까불지 말라!
fabiano
어두운 골목길
8
1626
2006.01.25 12:43
60대의 老夫婦가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단둘이서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왕년에 한가락하던 남편은 은퇴하여 늙은 백수건달이 된 뒤로는
( 어느덧 세월만 흘러갔구나,내 사랑 춘자야.. ♪♬..♪..)
별로 할일이 없어서 허구헌날 집에 처박혀 있거나
(fabiano는 맨날 웹서핑 한다)
근처 공원으로 산책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다리 훈련시킨다고 山으로 간다)
이제까지 위세 당당했던 남편 그늘에서 죽어 지내던
마누라는 매일같이 교회 모임이다, 동창 모임이다, 계모임이다하며
밖으로 나다니고 한번 나갔다 하면 제 세상 만난듯이
쏘다녀서 남편이 완전히 집 지킴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마누라가 외출할 때마다 집을 나서면서 남편에게
항상 호기있게 신신 당부하는 말이 "까불지 말라"다.
그러지 않아도 주눅이 들어있는 남편에게
"까불지 말라"라니 이런 싸가지없는 마누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원 세상에 기가막혀서...
그러나 그내용을 알고보면 그렇게 싸가지없는 말은 아니다
까-- 까스조심하고(까스 스위치 열어놓고 깜빡하기 잘하니)
불-- 불조심하고 (혼자 집 지키다가 불내면 큰일이니까)
지-- 지퍼 단단히 잠그고(바지 지퍼열고 다니는 백수들이 많으니)
말-- 말조심하고 (친구들과 말 한마디 때문에 다투는 일이 잦으니)
라-- 라면 끓여서 점심드시라(혼자 놔두면 곧잘 점심을 거르니)
어휴 늙은 백수들이여 정말 "까불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