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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 우리는 무엇을 잃었나? ③취업

fabiano 2 1330  
취업 전쟁에 내몰린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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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세상은 변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부분이 바로 대학이다. 특히 대학생들의 생활과 가치관은 ‘과거와의 단절’이라고 할 만큼 변했다.

과거 70~80년대 대학생들은 소위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도 통기타, 포크 음악 등으로 대변되는 낭만을 누렸다. 당시에는 학점관리, 영어점수와 같은 것으로 압박을 받지는 않았다. 졸업 때가 되면 ‘추천서’ 받아 대기업에 취직했다. 7급 공무원이나 외국계 회사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의 생활은 '전쟁'이다. 21세기 대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를 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과 MT 보다 더 중요한 게 출석과 학점이다.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술자리도 자제한다. 군대 또한 휴학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날짜를 맞춰서 입대한다.

방학에는 해외 연수나 인턴십, 외국어 학습에 몰두한다. 동아리 또한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만 가입자가 몰린다. 취업 공부를 위해 애인과 헤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취업에 도움이 된다면 미인대회에도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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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생이 학교 취업보도실에 붙어 있는 구인광고를 살피고 있다. 10년 전에는 지방대학의 취업난이 심각했으나 지금은 서울대를 포함 대한민국 대학 전체가 졸업생 취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대학생활을 이렇게 바꿔 놨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취업난 때문이다.

‘개념’ 상실한 정부 통계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취업사정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선전'했다. OECD국가 평균 수준보다 더 낮은 실업률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다.

지난 4월 1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기준으로 전문대 졸업자의 85.2%, 대학졸업자의 68%, 대학원 졸업자의 81.7%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전문대 졸업자 65.1%, 대학 졸업자 48.7%, 대학원 졸업자 61%가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정부는 이 통계가 전국 376개 대학 및 142개 대학원 졸업자 56만 632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것이라 믿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에 비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신뢰하는 대학생은 거의 없다. 대학생들에게 이 같은 통계내용을 알려주면 ‘공무원들이 개념을 상실했다’며 코웃음을 친다.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바로 정부의 통계가 허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을 포함, 정부 통계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표본의 정의와 조사 방식의 문제다. 대학생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 관련 통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3% 미만의 실업률과 418만명의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정부가 실업률 통계를 낼 때는 주당 18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조금이라도 보수를 받은 사람, 자영업자, 개인도급업자, 동일 가구 내 살고 있는 8촌 이내의 가족 일을 돕는 사람, 군 입대를 하거나 유학을 떠난 사람,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을 배제한다.

여기다 각 지역 고용안정센터 등을 통해 ‘공식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시켜 조사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통계를 산출하다보니 경기가 좋은 나라보다도 낮은 평균 3% 대의 실업률이 나타난다.

반면 보통 사람들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을 실업자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생각하는 기준으로 보는 실업률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여기에 해당하는 통계용어가 바로 ‘비경제활동인구’다.

지난 5월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유경준 연구위원이 발표한 ‘최근의 실업률 하락 및 고용률 정체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06년 말 418만 6천9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비경제활동인구’란 가정주부, 학생, 연로자, 장애인, 교도소 수감자, 불로소득자, 종교단체나 자선사업 종사자 등을 가리킨다. 문제는 여기에다 경력, 임금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람들을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즉,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스펙’(Specification을 줄인 말. 보통 학점, 사회봉사, 인턴십, 영어점수, 제2외국어 점수 등을 말한다)을 갖추려 구직을 중단하거나 휴학한 사람, 나중에라도 취업이 가능한 사람도 모두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실제로는 상당수의 젊은이가 실업자 신세임에도 정부는 이들이 ‘실업자’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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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현재 대졸자의 취업난 원인이 대기업만을 원해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대기업만 원하게 된 것은 잘못된 통계를 발표해 실제 연봉보다 크게 부풀려진 연봉을 발표하는 정부, 기업, 언론 등에도 원인이 있다. 
이 같은 정부의 통계와는 달리 현실에서 청년실업 문제가 점점 부각되자 대선주자들은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일자리 창출’ 공약을 연일 뱉어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청년층 실업문제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

정부, 언론, 기업의 대국민 사기극 ‘평균연봉’

이런 것과 대조되는 현실도 있다. 바로 중소기업의 인력난이다. 현재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체는 젊은 인력들을 수급하지 못해 점점 노령화되어 가고 있다. 정부와 경제단체들이 다양한 유인책과 지원책을 내놔도 별 다른 효과가 없다. 언론은 젊은 세대들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문제의 원인은 사실 다른 곳에 있다. 바로 매년 발표되는 ‘평균연봉’이다.

매년 대학 졸업 시즌이 다가오면 언론에는 ‘평균연봉’에 대한 통계자료들이 쏟아진다. 정부 또한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이라는 통계를 내놓는다. 문제는 이 통계들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한 연봉전문사이트의 통계에 따르면 대졸사원의 평균연봉은 2천622만원, 대리는 3천596만원, 과장은 4천389만원이다. 반면, 또 다른 연봉전문사이트는 대졸신입사원의 평균연봉은 2천136만 원, 대리는 3천16만원, 과장은 3천637만원이라고 발표했다.

모 일간지가 조사 발표한 국내 100대 상장기업의 평균연봉은 4천810만원이다. 상위 10개사 평균연봉은 무려 6천650만원이다. 또 다른 곳에서 조사한 국내 100대 상장기업의 1인당 평균연봉은 무려 5천258만원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도 350만원을 넘는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은 이 같은 통계가 거짓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대학생들은 자신도 이 정도 연봉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곧 현실을 만나면서 무너진다. 현실에서 대부분의 신입사원 연봉은 3천만원이 안 된다. 상당수 대졸자는 2천만원이 안 되는 연봉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이것 또한 통계의 마법이다.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평균연봉은 국내 수십만 개 기업 중 상위 0.005%에 속하는 기업의 평균연봉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언론과 정치인, 기관 등은 이를 마치 국내 모든 기업의 평균연봉처럼 말한다.

한편, 운 좋게 입사한다고 해도 처음에 하는 일도 학교나 언론에서 듣는 것과는 너무 다른, 잔심부름이 대부분이다. 이것이 이상한 일이 아님에도 지금까지 보고 듣던 것과는 너무 다르다. 결국 학교, 기업, 언론의 말만 믿고 입사한 사람들은 절망과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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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6월항쟁 당시의 유명한 사진. 이제는 486이 된 386세대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민주화 운동'이외에는 제대로 배운 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이런 문제로 고민하다 퇴사하는 신입사원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젊은 세대의 탈정치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실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는 학교와 언론, 기업에 대한 2030세대의 불만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못 배운 486 때문에 죽어나는 2030세대

그런데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된 486은 취업난의 원인이 젊은 세대에게 있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 때는 책도 많이 읽었다’며 젊은 세대의 가벼움과 게으름, 즉흥적인 태도를 비난한다. 기득권층의 이런 생각은 세대 간 갈등을 심화시킨다.

지금 대학생은 과거의 고3 수험생과 맞먹을 정도로 공부한다. 학점이 4.5점 만점에 4.0을 넘는 이들도 많다. 일부 지방 사립대에서는 만점을 받아야만 장학금을 탈 수 있을 정도다. 외국어 실력도 출중하다. 2030세대 중에서 영어로 대화를 못하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다.

해외 경험 또한 그 어느 세대보다 더 많다. 컴퓨터나 금융, 외국어 등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가진 이도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많다. 스스로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 보다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 또한 가장 많은 게 2030세대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보통 이력서를 30~100군데 이상 접수시켜야 몇 군데 면접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젊은 세대의 무지함과 게으름을 비난하는 486들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공부를 안 한 세대, 행운의 세대라고 불린다. 그들은 못 사는 사람이라 해도 열심히 노력하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외국어 공부에 목숨 걸지도 않았다. 자격증도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신입생 때부터 새벽같이 도서관에 가 공부한 사람도 별로 없다. 실제 486 중 졸업학점이 4.5만점에 3.5를 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인턴십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이들이 그럴 수 있었던 명분이 바로 ‘민주화 투쟁’이었다. 1980년대 대학들은 ‘민주화 담론’에 빠져 제대로 수업도 진행되지 못했다. 때문에 출석률이 저조해도 ‘민주화 운동’을 한다고 하면 교수들이 어느 정도 봐주는 부분이 있었다. 덕분에 지금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력이어도 교수의 ‘추천서’ 한 장에 대기업 사원이나 공무원이 될 수 있었다. 이력서를 10통 이상 쓰는 사람도 드물었다. 이런 이들이 입사해도 별 문제는 없었다.

스스로 '약자'라고 생각하는 ‘기득권 세대’

이렇게 입사한 486세대는 자기개발에 게을렀다. 그래도 경기가 호황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도 이들이 실무자였기 때문에 정리해고 한파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들이 관리자가 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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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인터넷 블로그나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에는 486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다. 사진은 열린우리당 시절 486의원들의 모습. 
일반적으로 관리자는 뛰어난 능력과 합리적이면서도 포용하는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데 486들이 생각하는 리더십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운동권 스타일이 많았다. 또한 이들은 운동권 시절에 겪은 치열한 주도권 투쟁 경험 때문인지 자기보다 실력 있는 후배는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주워들은 것은 많지만 체계적으로 배운 게 적어 어떤 사람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서툴렀다.

그런 이들 앞에 나타난 후배들은 ‘밥그릇의 위기’로 다가왔다. 우선 자신들과는 달리 거대담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윗사람이 시킨다고 무조건 일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주장이 뚜렷하며 상식과 경험도 과거 자신들에 비해 풍부했다. 각종 첨단기기에도 능숙하고 외국어도 잘 하는 젊은 세대들은 곧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할 것처럼 보였다. 이들이 입사하면 자기들의 무능력이 드러나게 될 게 뻔했다.

이런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지자 486들은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 지나치게 높은 입사기준을 내세워 자신들보다 뛰어난 젊은 사람들이 조직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동문이나 고향후배 등 친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들을 골랐다. 그 결과 젊은 세대들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전의 ‘기회’까지 잃어버렸다.

물론 이 외에도 지난 15년 사이 지나치게 늘어난 대학의 숫자,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소득수준 등 또한 청년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사람의 문제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취업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득권 세력이 된 486 세대가 자신들 스스로를 약자라고 말하며 리더로서의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데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이런 문제는 제기하지 않는다. 정부, 언론, 기업 등 우리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게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지금의 취업난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486의 아집과 피해망상증이 계속된다면 세대 간의 분열과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030세대의 분노가 점점 더 쌓일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존뉴스 전경웅 기자(enoch@freezonenews.com)
2 Comments
ks4004 2007.12.17 08:41  
자기주장을 할 줄 알았지만 자기와 다음세대를 위해 희생할줄을 몰랐던것 같네요 =^.^=
fabiano 2007.12.17 08:48  
자기 주장은 강하고 제대로 인생공부나 학업에 충실하지 않고....불만의 세대라고 할 수 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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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우리의 인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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