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빨래터
fabiano
포토에세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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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3 09:29
어머니의 빨래터
열두발 상모를 휘감은 우리 동네 江가에는
어머니의 빨래터가 있었다.
찔레가시 같은 할머니의 눈매, 등살 찌를 때면
어머니는
어머니의 빨래터로 가셨다.
보리타작 먼지처럼
아버지의 사랑이 흩어졌을 때에도
어김없이 어머니는
어머니의 빨래터로 가셨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빨래터에서
찔레가시 같은 할머니 눈매를 짜 내셨고
먼지 같이 흩어진 아버지의 사랑을 돌돌 말으셨다.
열두발 상모같이 휘감은 우리 동네 江가에는
슬픔을 씻는, 외로움을 띄워 보내는
어머니의 빨래터가 있었다.
하얀 빨래대신
사랑을 담았던 어머니의 빨래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