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이슥토록...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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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4 09:01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天高馬肥(천고마비)
기러기 날고 단풍 붉게 물드니 征雁紅葉(정안홍엽)
국화향기 그윽하며 물은 비취처럼 푸르른 菊傲水碧(국오수벽)
바람은 맑고 달밝은 淸風明月(청풍명월), 등불을 가까이 하여 책읽는 燈火可親(등화가친) 계절.
밤이 이슥토록 책을 읽는다.
얼마 전에 타계한 이 청준의 <낮은데로 임하소서>.
누렇게 바래진 오래된 소설이다.
그는, 사람에겐 사물을 보는 육신의 눈과 이해하고 생각하는 사유의 눈, 그리고
느끼고 직관하는 영혼의 눈까지, 세 가지 차원의 눈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제 그 영혼의 눈을 뜨게 되었으므로 육신의 눈이 어두운 것을
슬퍼하거나 괴로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