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산과 들이 엄청스레
높고 넓은 들은 아니었지만
그 때는 그렇게 높고 넓은 들이
또 있을까 싶던 내가 자란 마을.
홀랑 벗고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겨도
거리낌 없던 환경에 넉넉함
흉이 될 수 없는 소시적 풍류
옷 벗고 물놀이 즐겼다고
풍기문란, 벌금, 구류...
사회적 이슈로 남지 않던 그 옛 시절...
시끌 벅적 오가는 행인이
잘나가는 요즘 백화점보다 더 많던 인파
그 와중에 이고 지고 달구지에 실려오는 물건을
미리 풀어 헤치며 잘 해주겠다고 선수치던 상술
작은 마을였지만 내게 남는 시장에 너무 많았던 온갖 모듬
그 시절에 장터...
문화와 예술이 뒤질세라 년 중 찾아주던
연극단에 화려한 분장 그리고 감동에 극단.
신영균, 박노식, 김희갑, 허장강, 최무룡, 신성일, 김지미, 최은희, 엄앵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심천면민 여러분께...하며 외치던
가설 극장에 개장을 알리던 떠들썩하던 방송에 소리가 골을 울리던 메아리
그런 메아리가 아직도 울먹이며 마음을 사로잡는
그 날에 그 마을...
솔괭이 장작불에 까만 얼굴로
"뻥이요" 외치던 튀밥쟁이 내가 아는 아저씨에 외침!
그 옆에 국수를 파는 고우신 할머니
절편 송편 인절미 시루떡을 펴놓고 파시는 할머니...
만 가지 쯤 될까?
장난감만 모아 파시던 재너머에 아저씨
그 속에 마음에 끌리던 작은 놀이 기구
화약을 넣고 터트리던 폭음기가
아직도 덩채만한 폭탄만큼 마음으로 남던 장터에 마을...
토끼 닭 강아지 염소 오리 올망쫄망 터를잡고
고삐가 땅에 닿도록 옭아매어둔 슬픈 눈동자에 소
오일 장에 목을 두셨는가 장날이면 괜한 술 주정인 듯
늘 시끌한 사람.
해저문 저녁 녘에 재를 넘으며 흥얼 대시던
술취한 윗동네에 그 아저씨 재를 잘넘을까 걱정으로 오던
소시적에 생각들이 시름시름 괜히 이따금으로
오는 그리운 곳.
후배의 갤러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