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7月은....
fabiano
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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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3 09:09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단순한 서정詩로 보면 멋진 7월의 詩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씌여진 이 시는 깊은 뜻이 함축되어 있어 광복을 바라는
詩人의 마음이 청포도에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해방된 지도 62년이나 지났고 그 시절, 청포도에 얽힌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아스라이 머언 기억속으로만 남아있다.
심천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매제의 집 앞의 포도하우스에서는 이탈리아, 치봉, 세시봉 등의
청포도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이제, 李陸史의 詩情으로만 느끼는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하여 알알이 익은 청포도를 먹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