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걸고 찍은 北 내부사진
fabiano
북한(北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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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2 10:39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진실에서 7년간 근무했던 (주)한국수력원자력 소속 리만근(가명)씨가 경수로 건설 현장에서 북한의 감시를 피해 찍어둔 사진을 모아『7년간 북한을 담다』(시대정신 刊)라는 사진집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 씨는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북한 안전원들의 눈을 피해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제의 고용병’이라는 공공연한 협박과 편견, 감시와 통제를 받으면서도 사진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내부의 모습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극히 꺼린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은 통제 대상이기 때문에 KEDO 사진실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1호 감시대상’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숱한 압수와 검색, 인민재판까지 받았다. 저자는 이를 이겨내고 남한에 가져온 175장의 사진을 사진집에 담았다.
그는 머리말에서 “북한에서의 경험과 교훈을 그대로 묻어두는 것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사진에 담아 남한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포악한 나라’와 굶주림이 만성화된 ‘꽃제비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동시에 떠오르는 북한의 현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느끼게 한다”며 “(북한에서) 7년간 찍은 사진을 통해 그 혼란의 근저에 있는 오해와 편견이 무엇인지 뚜렷이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7년간 생활하면서 느꼈던 것을 꼼꼼히 기록해 뒀던 메모를 바탕으로 ‘실체의 북한’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화보집에는 농촌뿐 아니라 도시, 상징적인 조형물 등의 사진을 수록했다. 사진집 1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자를 구해야 하는 현실, 2장은 수령을 위해 전 인민이 복무해야 하는 현실, 3장은 북한의 독특하면서도 궁핍한 생활, 4장은 남한과 북한 사회의 커다란 인식 차이와 생활양식, 5장은 큰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등을 담았다. 리 씨는 (주)한국수력원자력에서 30여 년간 근무했으며, 사진 공모전 대상 수상 및 40여회 입상 및 입선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북한 농촌의 풍경만을 담은 책『북녘 일상의 풍경』을 펴내기도 했다. [아래는 책에 수록된 주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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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