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장마당 꽃제비…홍도야 우지마라
fabiano
북한(北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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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6 01:13
[현장사진 모음] 명절이 더 서러운 형제들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그리운 가족을 찾아 고향을 찾는 발걸음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남기 위한 생존투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개됐던 장마당 영상을 정지화면으로 모아봤다. 사람들 간에 그나마 자유로운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장마당에서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가까이 엿볼 수 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의 실랑이, 자전거들의 행렬, 좌판에서 요깃거리를 사먹는 모습에서는 사람 냄새도 느껴진다. 맹인 할아버지가 오래된 유행가 '홍도야 우지마라'를 구슬프게 부르며 구걸하는 모습도 잡혔다. '홍도야 우지마라'가 북한 땅에서 아직 불리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러나 어느 장마당이나 한 귀퉁이에는 꽃제비들의 모습이 목격된다. 이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마당을 돌며 떨어진 음식을 주어먹거나 구걸을 해서 끼니를 연명한다. 지나가는 사람과 시비가 붙기도 하고, 보안원에 붙들려 보호시설에 끌려가기도 한다. 간혹 굶주림에 지쳐 길 한가운데 쓰러져 있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쳐다만 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이들에겐 다가오는 겨울이 두려울 뿐이다.
*맹인의 '홍도야 우지마라' 음성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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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