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어부 이야기
1.
며칠 전에 학암님이 그의 블로그에 <조블 어느 분의 팔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넵튠님의 털북숭이 팔을 찍어 포스팅 하였는데 의외로 생각지 못한 소재로 올려
조블들의 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 영동포도축제를 위한 팸투어 당시에 학암님의 이야기대로 名品(?)인 넵튠님의
털북숭이 팔을 찍었는데 팔뚝 예찬론에 남성 반대편의 조블님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터라...
X 파일이라면 어느 남성 반대편의 조블님이 그 명품(名品)인 털북숭이 팔뚝을 만져 봤다는
실화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이 고장에서 웬만한 사람들은 팔뚝 힘 센 사람을 당연히 권 어부를 엄지손가락으로 쳐주는데....
한 일년 반전에 넵튠님과 친구 분 그리고 그의 동생 서티나인님이 이웃집에 마실 오듯
제 집에 왔는데 전날 밤에, 권 어부에게 귀띰을 하여 江에 그물을 쳐 두었습니다.
권 어부와 아침 일찍 강에 가서 그물을 올리니 이름하여 금린어(金鱗魚) 댓짜 짜리가
대여섯 마리가 있어 매달아 둔 배에서 회치고 매운탕으로 즐겁게 하루해를 보냈지요.
그런데 금린어의 쓸개가 꽤 큰 것이었는데 좋다는 소문은 어디서 귀동냥 하셨나,
넵튠님이 소주잔에 담아서 꿀꺽...
사족.
(제 생각인데 권어부와의 팔씨름 대결에서 이긴 원인이 이 쑬개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ㅎㅎㅎ..)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 중에 누군가의 제안으로 권어부와
넵튠님 간에 팔씨름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래도 인근 동네에서도 알아주는 권어부의 팔뚝심을 인정하는 터이기에
서울사는 넵튠님을 문제없이 이기리라는 의심은 추호도 안했지요.
어?... ⊙.⊙...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제 눈을 다시 부비고 보았지만 승리자는 넵툰님이었습니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삼손의 머리털처럼 위력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좌우지간
왼손, 오른손 번갈아 했어도 바다의 해신(海神)인 넵튠님에게 굴복했습니다.
2.
오늘 오전에 다리운동 삼아 권 어부가 사는 원당리 동네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가 경영하는 방앗간에서 소리가 납니다.
아마도 누가 방아를 찧나 봅니다.
방앗간에 들어가서 보니 천장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는 모습이 보입니다.
무엇하느냐고 물으니 참새를 잡아서 꺼낸다는군요.
아니, 방앗간에 웬 참새?
가만히 보니 방앗간 천정에 새그물 친 것이 보입니다.
옛날과 달리, 지금은 컴바인이나 탈곡기로 논에서 그대로 베어내고 탈곡하여 가마니째로
거두어 드리므로 알곡식이 논바닥에 거의 떨어지는 일이 없으니 먹을게 귀하지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라는 속담이 있지만 이는 술꾼들에게 주막집을 그냥
지나치겠느냐는 비유이지만 오래 전부터 가을들판에 먹을거리가 귀한 지라, 이제
참새들이 방앗간 외에 달리 모이를 구할 수 없는 실정이니 당연히 방앗간에 침입하여
바닥에 떨어진 쌀겨나 낟알을 주워 먹으려고 한답니다.
이를 이용하여 천정 주변에 새그물을 쳐서 참새를 포획하여 술안주로...
넵튠님이 권어부를 다시한번 보고 싶다는 뜻을 권어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권어부. 말없이 눈만 꿈벅이네요.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올리겠습니다.
권어부는 늘, 바쁘다. 고기잡아서 모아 둔 돈으로 땅도 사고 방앗간도 경영하고 있다.
뭐하느냐고 하니, 그물에 걸린 참새를 잡는 중이라고 한다.
남매를 둔 권어부의 아들이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돕고있다.
웬만한 고장이나 수리는 직접 다한다.
권어부는 부지런하여 방앗간 뒷편 공터에 돼지를 키우고 있다.
방아간 뒷켠의 나무에 참새떼가 매달려 있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랴?
새그물에서 포획한 참새.
손님이 의뢰한 벼를 찧어서 배달까지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