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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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4 16:47
내가 사는 면소재지에 없는 것, 빼놓고는 오만가지 물건을 파는 영흥상회가 있다.
읍 소재지에 없는 물건을 이곳에서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나, 옛날에 생산되었던 것이라면 웬만한 것은 다있다.
심지어, 몇 십년 된 소주도 있다고 한다.
오십 중반의 상회주인은 <아롱이>라는 세퍼드를 끔찍히도 아껴 아롱이와 함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
내 생각에도 십년 이상의 세월을 함께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 십일월 중순쯤, 면소재지 뒷쪽 사마니 고개 부근에 누렇게 물든 모과를
따러 갔다가 다소, 특별한 묘비를 보았다.
묘비에 낯익은 개의 사진과 함께 <이롱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라는 묘비명과
2001. 4. 20 ~ 2013. 6. 15. 아롱이의 생년월일과 사망일자가 새겨져 있다.
어쩐지 개가 안보이더라니 그새, 유명을 달리했구나...
아롱이를 엄청 사랑하고 아끼던 주인의 정성이 가슴 한켠에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