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 하루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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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1 11:12
물줄기같이 퍼붓는 햇볕, 푸른 하늘을 수놓는 금빛 구름, 부드러운 바람, 무성한 나뭇잎,
타는듯이 붉은 꽃, 맑은 물 속에는 은어, 피라미, 붕어, 송사리, 누치들이 떼를 지어 다니고,
거리미다 수박, 호박, 참외, 이들이 짐짐이 나부릿뜨려져 있고... 김동리 <黃土記>
막내 처남이 휴가를 받아 어린 조카들과 함께 왔다.
허구헌 날, 눈뜨면 아파트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란 도시의 우중충한 회색 빛과
시끄러운 소음이며 치열한 삶의 고단함이니 시골사는 고모집에 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처남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참에 시골사는 맛을 어린 조카들에게
느끼게 해주리라 작정했던 터...
잦은 비로 강물이 꽤 많이 불었으나 수심이 다소 낮은 곳으로 가서 금지된 사항이지만
어린 조카들을 위해서 서너 번 투망질도 한다.
한나절이나 물 속에서 노닥거리며 물장구치고 멱도 감는 녀석들이 꽤나, 좋아한다.
아직은 모를테지만 세월이 흘러가면 이것이 바로 추억이 되는 것을...나중에 느낄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