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박 이야기 (修正분)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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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8 15:58
[SONY] DSC-H1 (1/60)s iso64 F3.5
[SONY] DSC-H1 (1/60)s iso64 F2.8
[SONY] DSC-H1 (1/125)s iso64 F4.0
[SONY] DSC-H1 (1/40)s iso64 F3.2
올 봄에 생전 처음으로 집대문 가의 한 귀퉁이에 박을 심었다.
별 관심을 갖지 않았어도 어느 새 예쁜 조롱박이 달리니 다소 신기하여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고 앞집 두엄더미에서 한웅큼의 퇴비도 주고 좀은 공들여 본다.
시계가 귀했던 그 시절, 여름해가 워낙 길어 언제쯤 저녁밥을 해야 할 지 다소 난감하던 때,
저녁 5~6시쯤이면 어김없이 피는 박꽃을 보고 저녁을 짓던 그때 그 시절.
하이얀 여인의 살결을 박속으로 비유하듯 꽃도 속살도 하얀 박은 10월 상달쯤에 이엉을 이은
초가지붕에서 고개를 내밀고 장독대에서 장을 퍼오던 어머님의 하얀 치마 저고리 색감과
다름아니니 적당히 속살을 발라 박국을 끓이기도 하고 무침도 하였다.
그 맛이란 아무런 조미가 되지않은 그 시절만의 담박한 맛이었을 것이다.
모심을 무렵, 새참으로 보리밥에 상치,콩나물무침에 고추장 넣고 된장찌게 서너 숫가락 퍼서
비벼먹던 바가지의 낭만이 플라스틱 바가지가 나온 이후론 거의 사라진 물건이 되었다.
내년부터는 좀더 심어서 예쁜 바가지로 만들어 처제,처남들에게 노나 주어야 하겠다.
사라지는 낭만과 추억을 꼬옥 붙잡기 위하여~
무림님의 박꽃 사진 요청으로....
[SONY] DSC-H1 (1/200)s iso64 F4.0
[SONY] DSC-H1 (1/125)s iso64 F4.0
오후 3시경쯤.....
오후 6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