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나무가 희망입니다.
fabiano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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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7 07:26
지난 3월12일 포스팅 했던 "블로그에 사랑의 나무가 심어졌어요"
후속편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충북 영동군의 신사이신 파비아노님께서 보내주신 둥시 감나무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서 이웃님들에게 구경시켜 드리고 싶답니다.
파비아노님께서 감나무 묘목을 보내 주셨을때 감사함과 설레임으로
조심스럽게 심었지요.
파비아노님의 정성을 먹고 저희집으로 이사온 둥시 감나무에
사랑의 새싹이 돋아났어요.
새싹이 돋아난걸 보면 형언하기 어려운 전율이 느껴진답니다.
그만큼 신비롭고 사랑스럽지요.
생명이 없는듯한 묘목에서 싹이 돋아나는걸 보면
신령한 손길이 닿아서 오묘한 자연의 이치가 벌어지고
있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아기손 같던 새싹이 어느새 잎모양을 갖추고
감나무의 명함을 반듯하게 내놓습니다.
내일 세상에 종말이 온다해도 오늘 한 구루의 사과나무을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명언을 조금은 이해할듯 합니다.
생애에 나무열매를 못먹는다 해도 후손을 위해 나무를 심겠다던
선인들의 지혜가 존경스럽습니다.
나무가 자라는걸 보면 경외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냥 지나치면 나무의 성장을 관찰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사랑의 마음만 있으면 나무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더군요.
아직 초보농군 이지만 파비아노님께서 보내주신 감나무를 관찰하면서
싹이 커가는 과정이 그저 신기하고 신비로워 마냥 들여다 본답니다.
그리고 둥시 감나무에게 친절한 화사랑씨가 되어 말을 걸기도 하지요.
"감나무야,충북 영동에서 우리집 농장으로 시집왔으니까
화사랑네 농장에 정붙이고 잘 살아야 한단다"라고 말을 걸지요.
그러면 나무는 다소곳하게 "화사랑 아줌씨 알았어유"
무럭무럭 잘 자라서 둥시감 주렁주렁 달리게 할께요"
라고 답을 하는듯 합니다.
농사경험이 부족했던 3년전에 저희는 척박한 땅에 매실을 심었답니다.
올해 첫수확으로 매실 4kg을 얻었답니다.
매실이 50구루정도 되는데 첫수확이라 양이 많지 않았지만
만석군처럼 부자가 된 기분이었지요
어떤나무는 열매가 하나도 없고 어떤나무는 열매가 제법 달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나무마다 들여다 보면서 "너는 올해 열매를 맺지 못했지만 내년에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것이다. 비록 열매는 맺지 못했지만
너 참 사랑스럽구나"라고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리고 열매가 제법 달린 나무에게는 "와! 너 참 대단하다
이렇게 많은 열매를 맺은 네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라고 쓰다듬어 주며 말을 건네 주었답니다.
감나무와 매실나무가 사이좋게 자라는 화사랑네 농장에
내년봄엔 좀 더 풍성한 열매들이 맺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