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렌즈로 낚은 20세기 역사
fabiano
History &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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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6 20:11
렌즈로 낚은 20세기 역사 | |
전족, 마지막 황제, 홍위병…중국 희귀사진 300컷 노예사상, IRA, 비틀스…영국의 ‘영광과 좌절’ 담아 | |
닥터 노먼 베쑨...서태후의 나들이 등 | |
청나라 군인들이 호위하듯 지켜보는 가운데 막 참수형을 끝낸 일본군 장교가 흰 천으로 칼에 묻은 피를 닦고 있다. 스페인 내전 참전 경험이 있는 캐나다 의사 노먼 베쑨은 1938년 중국 북부로 들어가 헌신적인 열정으로 항일 공산 게릴라들을 치료하다가 병원균에 감염되어 이듬해 사망했다.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1 - 중국의 세기>는 300여 컷의 흑백사진을 통해 중국의 지난 한 세기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네 발가락이 기형으로 뒤틀려 있는 전족의 참상, 1903년 가마에 타고 여름궁전 이화원에 출동한 서태후, 1911년 말 당시 여섯 살이었던 ‘마지막 황제’ 푸이, 공자의 고향인 취푸의 사당 대리석 기둥을 파괴하는 홍위병들, 천안문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모습 등 그동안 중국 밖에서는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사진들에 세계적인 중국 전문가인 조너선 스펜스와 그 부인 안핑 친의 글이 곁들여졌다.
흑인 노예를 사냥해 오는 선상의 모습, 반란에 가담한 버마인들에 대한 잔인한 체벌, 1922년 더블린 시내를 무장한 채 순찰하는 아일랜드공화군(IRA) 대원들, 독일군의 공습을 받은 런던 시내의 폐허 위로 배달할 우유를 들고 가는 남자,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있다가 미군에 의해 해방된 영국군 포로들이 환호하는 모습,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유명한 조지 리 맬러리가 1924년 에베레스트 등반길에 아랫도리를 벗은 차림으로 찍은 사진 등이 흥미롭다. 1918년에 낙타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버지니아 울프와 올더스 헉슬리, E. M. 포스터 등 ‘블룸즈버리 그룹’, 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언 리 부부, 롤링 스톤스와 비틀스 등 영국 문화의 영웅들을 만나는 기쁨도 각별하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북폴리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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