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보기] ‘꼿꼿장수’ 무엇을 지켜냈나?
fabiano
북한(北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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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19:49
남북국방장관회담 합의문 내용은 무엇인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 송전각 초대소에서는 남북국방장관회담이 열렸다. 3번의 전체회의, 1번의 수석대표접촉, 그리고 7번의 대표접촉을 통해 남북국방수장은 모두 7조 21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당시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남북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 설정은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남북경협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등이 합의되었다는 점을 들어 정부는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정부와는 다른 시각이지만 국내 주요 언론들은 NLL을 지켜냈다는 점을 들어 ‘역시 김장수 장관’이라며 호평했다. 네티즌들은 그에게 ‘꼿꼿장수’라는 애칭을 지어줬다. 그런데 김장수 장관은 과연 북한으로부터 NLL을 지켜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장수 장관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적’으로부터 NLL을 지켰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남북장관급회담 합의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정부와 친여 매체들이 ‘회담 성과’라고 주장하는 군사적 보장조치의 내용을 보면 ▲남북 간 적대감 조성행동 금지 및 군사문제 상호협력처리 ▲남북 간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 ▲우발충돌 발생 시 즉각 중지 및 협상 해결 ▲지금까지 지킨 불가침경계선 및 구역 철저히 준수 ▲개성, 백두산 왕래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등이 있다. 이 조항만 보면 지금까지 북한이 해왔던 군사적 적대행위가 금지되고 앞으로는 평화적 대화를 통해 상호 무력충돌을 막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르다. | ||||||||
특히 지난 10년 사이 두 차례의 유혈 충돌이 있었던 서해 경계선 문제와 UN군 사령부도 함께 협의해야 하는 NLL 문제를 남북한 국방장관이나 장성들끼리 협의해 해결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지 의문이다. 또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설치하기로 했던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지금까지 북한의 딴지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점을 상기한다면 과연 현 정권의 바램대로 제대로 대화가 될 지도 미지수다. 결국 김장수 장관은 자신의 자리보다 더 큰 짐을 지고 회담에 나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권한보다 더 큰 책임을 지게 될 경우 혼란에 빠지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러나 김장수 장관은 적절한 타협점에서 이런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합의문에 그동안 일부 정당과 친북세력들이 끈질기게 주장하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아쉬움과 함께 협상 과정에서 일종의 압력이나 지침이 있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바로 ▲북한 민간선박의 해주항 직항 허용, 항로 설정, 통항절차를 포함한 군사적 보장조치 추진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이 민족의 지향과 요구라는 인식 공유 ▲종전선언을 위한 군사적 협력 추진 등이 그것이다. 특히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등은 지금까지 북한이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서도 끊임없이 우리 측에 요구해 왔던 것으로 바로 1국가 2체제인 ‘코리아 연방제’의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 ||||||||
하지만 이를 김장수 장관과 협상팀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청와대의 ‘NLL 고수’ 지침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다른 ‘높은 곳’에서도 압력이나 지침이 있지 않았나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압력’ 또는 ‘지침’은 ‘일개 장관’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해 보면 김장수 장관 이하 협상팀은 이번 회담에서 지금까지 숱하게 약속을 어긴 북한 정권은 물론, 우리 내부의 적으로부터 68만 국군에 대한 신뢰와 안보 아젠다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이라고는 ▲남북공동어로수역 및 평화수역에 대한 북한의 주장 거부 ▲백두산 관광 직항로 개설 관련 군사적 보장조치 약속 ▲6.25관련 유해발굴문제에 대한 추진대책 협의.해결 합의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 정권이 정권 말기에 들어 여기저기 대못질 하고, 심지어는 대남공작 총책을 서울로 불러 정겹게 만나는 행태를 국민들이 다시 돌아보게 해줬다는 점, 특히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북 안보의 기초를 지켰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그에게 많은 점수를 줄 것이다. 프리존뉴스 전경웅 기자(enoch@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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