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뛰는 기름값, 속 보이는 정부
fabiano
끄덕끄덕...
0
1527
2008.03.22 19:40
어제 20일 주유소 휘발유, 경유 값이 다시 올랐습니다.
1차적인 원인은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에서 많이 들여오는 두바이유는 100달러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국제유가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부터 기름에 붙는 세금이 내려간 덕택에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값은
되레 내렸습니다.
하지만 국제유가 인상분이 뒤늦게 반영되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어제 다시 급등했습니다(기자블로그 '이번엔
경유 값이 난리났네'http://blog.joins.com/n127/9322015). 경유 값은 유류세 인하 전보다 더 비싸졌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주유소는 경유 1리터에 1671원을 받고 있습니다. 웬만한 주유소의 휘발유 값과 비슷합니다.
[출처=기획재정부]
정부도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21일 오늘 오전 8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서민생
활 안정 및 할당관세 인하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회의 후 기획재정부는 '서민 생활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담은 보도참고자료를 내놓았
습니다.
이중 최근 폭등하는 기름값과 관련된 것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를 대폭 인하하여 국내 제품
의 가격 인하 도모"라는 내용입니다.
일단 그럴 듯 해 보입니다.
[출처=다음]
경제정책조정회의 직후 연합뉴스는 "휘발유 등 석유 제품 관세율 대폭 인하"라는 제목의 뉴스를 내보냈습
니다.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주요 뉴스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를 본 기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고요.
우리나라는 현재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은 거의 수입하지 않고 오히려 정유회사들이 외국에 수출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단위 1000배럴.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2006년 휘발유는 한방울도 수입되지 않았고, 경유는 158만배럴 정도가 외국
에서 들어왔습니다.
작년 2007년의 경우 휘발유는 전혀 수입되지 않았고 경유는 70만배럴로 전년의 절반도 안 되었습니다.
경유의 국내 소비량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2006년 1억4000만배럴이 넘었습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경유 중 수입 제품는 1% 수준이라고 해야죠.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현재 수입 휘발유와 경유의 할당관세는 3%입니다. 작년 6월까지는 5%였습니다.
작년 국제유가가 뛰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할 때 6월 11일 당시 재경부(현 기획재정부)는
오늘과 같은 보도참고자료를 냈습니다.
"물가안정,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를 7월부터 5%에서 3%로 2%P 낮추
겠다"(기자블로그 '속 보이는 휘발유 관세 인하' http://blog.joins.com/n127/8131668).
당시 재경부는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의 관세를 2%P 내리면 휘발유의 경우 가격이 당장 1리터에
10원 낮아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할당관세 인하에 따라 실제 국내 기름값이 얼마나 내렸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작년 7월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와 경유의 수입량은 2006년보다
줄었다는 사실이죠. 이미 위에서 언급했습니다.
정부 공무원들은 과천청사에 앉아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