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 정신의 한귀퉁이가 불길에 쌓여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서울의 심장부 .어제 거기 있었던 600년 숭례문이 거짓말처럼 폐허가 되어 사라졌다. 하루종일 가슴이 헛헛하고 쓰라려 견딜수 없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나?
우리 모두에 대한 하늘의 꾸짖음이다. 겸허히 돌아봐야할 시점이다.
그래도 해는 다시 떠 오르고 허망한 가슴을 여미고라도 우리는 앞으로 가야한다.
먼저
1) 미국
9일,미국민주당 포스트 수퍼 화요일대회에서 변화와 희망의 기치를 든 검은 돌풍<오바머>가 경제와 경험을 내세운 여권<힐러리>를 이겼다. 이들은 이제 전국지지도에서 대의원 60표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좁혀졌다. 공화당은 <하커비>의 선전 등.약간의 이변이 있었지만 베트남전의 영웅인 <매케인>후보로 굳혀진 셈이다.
2) 북한 김정일.
2.13 합의 이행을 미적거리며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북한은 지난 8일 노동신문을 통해서 미국에 선전포고를 던지기 시작했다. 핵전쟁을 거론하면서 ‘북핵문제에서 미국이 강경책을 쓰면 대화를 통해 이룩되던 모든 것이 순간에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다.’를 시작으로.
9일. 역시 노동신문을 통해서 조선전쟁이니 3차세계대전이니 , 무자비한 보복이니 , 그들의 협박강도가 한층 더 높아 졌다.
10일. 북한은 통일신보를 통해서 다음 달 2일에서 7일사이에 열리는 한미연합사 키 리졸브(Key Resolve)군사훈련과 한미합동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앞둔 시점에서 ‘북침을 노린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고 전쟁도 불사한다는 성명을 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아닌 사정거리 120KM 의 북한제 최신형 미사일 KN-02 지대지 미사일을 미국은 <독사> 라고 부르기로 했다는 기사다. 사정거리 120KM라면 평택까지의 거리라는 것이다.
미국과 북한, 위의 두가지 상황은 한국의 외교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직접적 현실이다.
3) 한국은 이런 현실들에 대해 어떤 대책이 서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아직 이명박당선인이 내각도 구성하지 못한 과도기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하버드 출신의 엘리트인 40대 김병국 동아시아 연구원 원장이 내정되었다. 그러나 우파의 어느 논객의 말대로 이명박정부에 군인이 보이지 않는다.
아직 내각 구성이 남았지만, 한승수 총리 내정자나 정몽준의원의 한나라당입당등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내정자의 소개된 면면을 보면 이명박 정부는 특히 미국과의 동맹복원에 주된 관심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국익을 위한 실용적이고도 현실적인 당연한 생각이다.
대북문제에서도 한국은 이제 미국과 일본과 삼각동맹체제에서 핵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는게 맞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등과도 필요한 협조를 해야하지만 이념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북한에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중국을 적당히 견제하기 위해서도 대북정책에서의 한,미,일 삼각동맹은 필요 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 러시아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상호견제의 원리에서도.
그런 의미에서 확실한 미국통이고 동아시아 문제를 연구해 온 김 내정자의 결정은 베스트오브 베스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쁘지 않다. 그러나 북한의 예측못할 엄청난 가변성은 언제나 있다.
그런 현실에서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닥쳐 올 지도 모르는 북한의 모든 상황에 대한 대한민국의 튼튼한 안보적 현실대비가 있어야 한다.북한 내부붕괴, 혹은 포스트 김정일등등. 그 외의 어떤 상황도. 모든 상황을 다 열어두어야 하고 그 곳에는 북한의 국지전이나 부분적 핵도발까지도 상정 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이명박정부에는 물론 현역지휘체계도 완벽해야하지만 과거 어느때보다 가장 강력한 군의 자문기관이 필요할 것 같다.
정치적 해바라기가 아닌, 현역과 예비역 전체의 존경을 받는 청렴함과 애국심과 전술력이 뛰어나고 경륜이 있는 예비역 장성을 비롯한 각 전문분야의 싱크탱크를 하루빨리 대통령 가까이에 두는게 어떨런지 권고하고 싶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구상 3000이나 대북정책 4원칙에 동감한다. 그 원칙에 성공하려면 거의 절대적으로 미국과 주변국, 그리고 유엔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미 대북문제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그러나 미국의 대선의 결과에 따라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 4원칙은 전혀 그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어 보인다.
4) 다시 미국의 대선으로 가보자.
뉴욕타임스등, 현실속의 전설인 <빌더버그>회의나 <삼변위원회>등의 영향력을 받는 미국의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밀고있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검은 돌풍 <오바머>에게 참패 당해가면서 의외의 고전(苦戰)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전국대의원 수(數)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다.두사람 다 확실한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는 2025명의 대의원확보는 현재로서는 힘들다. 그들은 어쩌면 수퍼대의원의 결정으로 판가름 날 수 있다.
<힐러리>는 미국 유태계 주류등 거대한 세력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축으로 부르면서 강경일변도로 가다가 맥없이 2.13 합의쪽으로 돌아선 것은 이들 <삼변위원회> 의 <키신저>등의 유태계의 충고와 힘이 작용했다고 보인다.
이들은 쉽게 말한다면 대 북한문제에서 김대중식 햇볕정책을 옹호하는 유화적 태도를 보인 세력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좌익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들은 이익을 위해서 이념과 종교와 국가를 초월하는 다국적 현실주의자라는게 더 옳은 얘기일 것이다.
<힐러리>는 대학시절 이들의 장학금을 받고 오랫동안 이들세력의 일원인 <클린턴>과 함께 이들과 함께 갈 여지가 많아 보인다.
케네디가가 밀고 있는 변화와 희망의 기치를 내건 <오바머>는 대북문제 자체에 아직 코멘트가 없는 편이다. 국민들에게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그만큼 유서깊은 큰 세력의 지지에서는 아직 미약하다. 그래서 미국의 언론 중 일부는 <오바머>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암살 당할수도 있다는 살벌한 예측을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매케인>의 대항마로 민주당<오바머> 보다는 <힐러리>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물론 <매케인>은 미국 복음주의 교인들 중 일부나 보수층에서 그를 아웃사이더로 규정하려는 일부 시각이 있다는 허점(虛點)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후보가 <오바머>든 <힐러리>든 한사람으로 정 해 진다면 미국의 보수층과 복음주의 교인들은 공화당의 <매케인>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럴때 민주당으로서는 아직은 <오바머> 보다는 < 힐러리>가 더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물론 <오바머> 열풍이 그 반대의 예측을 점치게 한다는 측도 있지만.
결국 김대중등의 햇볕정책에 동조해 온 <삼변위원회>등, 유태계주류가 미는 < 힐러리>가 당선된다면 대북한 문제는 당분간 어느시기까지는 현재의 상태에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지루한 게임으로 갈수가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 대선에서 <부시> 정권을 이어 갈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 된다면 한반도의 대북문제는 지금보다는 훨씬 강성(强性)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명박정부는 미국의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쪽이 대선에 승리하든 상관없이 돈독한 한미동맹관계로 가겠다는 의지가 있어보여 안심이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전까지만해도 미약했던 이명박당선인의 대미인맥(對美人脈)이 정몽준의원 이후 발전한 것 같아 보인다.
한승수 총리 지명에서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지명자에 이르기까지 이명박정부의 대미외교에의 중요 관심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명박당선인과 만난 미국인사들 거의 대부분이 <힐러리>와 <클린턴>과 관계가 더 깊은 미국 유태계 주류쪽의 인사들이 많아 보인다. 김병국수석이 이를 잘 조화 시킬 수 있는 미국인맥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을것이다. 그래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한,미의 긴밀한 협조아래 더욱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대선에서 언제나 가장 많은 표를 행사하는쪽은 숫자상 가장 많은 복음주의 교인들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이변과 돌풍이 불고 있지만 결국 미국의 대통령은 이들과 보수층들에 의해 선출된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따라 보수정당인 공화당의 <매케인>이 미국대통령으로 당선 될 가능성이 좀 더 보인다.
한국의 대선이후에 침묵하고 주시하던 북한이 새삼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제3차대전을 들먹이면서 6자회담 파기와 핵전쟁 협박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보인다. 물론 그들의 혹독한 겨울나기현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개혁 개방은 김정일에게는 불가능한 요구일 수 있다.
더구나 북핵 테이블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하겠다는 것은 김정일로서는 노동신문의 성명대로 반미감정을 백배로 높여 그동안의 모든 대화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고 핵전쟁도 불사 할 금기사항이다. 베트남전 참전(參戰)의 영웅으로 불리는 <매케인>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북한에게는 그대로 사느냐 죽느냐의 벼랑끝 상태일수 있다.
북한은 그래도 대화로 돌아선 <부시> 대통령정권과 핵문제의 마지막 협상을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매듭짓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급한 미국의 현실은 여러가지에서 그렇게 가 주지 못한다.
김정일은 기다리다가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다시한번 미사일발사나 핵실험정도는 시도 해 보고 싶을 것이다. 김정일의 말대로 천백배 무자비한 보복을 감행 할 꺼리를 찾아보려 눈에 불을 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조선반도의 평화는 곧 세계평화의 길이다. 미국의 강경일변도는 백해무익이다. 제3차대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쟁협박이 북한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대선은 한반도의 안보에 이렇듯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지니고 있는것이다.
이제 열흘남짓 남은 노무현정부는 이미 낙조의 끝머리이다. 그렇다면 새로이 떠오르는 이명박 정부는 지금 격변하는 한반도의 격랑에 대비 할 안보대책이 서 있는가?
아직도 당선승리의 행복에 그곳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공과로 치부하면서 논공행상이나 따지면서 천박한 잇몸을 드러내고 웃고만 다닐 생각인가? 과연 이미 지겨워 눈을 돌리게 하는 그 번쩍거리는 경박한 웃음이 인생의 긍정적 모습이고 진솔함인가? 진취적실용이고 역동성인가? 남을 배려하는 품위있고도 사려깊은 미소정도의 교양은 없는가?
정치권, 서로가 서로의 탓이라고 손가락질하고, 공천에서도 나는 괜찮고 너는 안된다는식의 무원칙과 뻔뻔함으로, 양두구육의 이전투구로, 탐욕의 정치계산만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온갖치부를 끝도 나락도 없이 들어내고 보이면서 날 밤을 지샐것인가?
누가 방화를 했던, 무엇이 이유였든, 우리는 어제와 오늘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정신,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영혼의 한자락이, 우리의 오만한 눈앞에서 붉은 불길속으로 참담하게 타들어가고 무참히 무너져 내리는 것을 생으로 봐야했다.
매일 석양의 허망함을 보여주어도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들을 채찍질 하기위해 혹시 하늘이 내린 크나큰 형벌은 아닐는지?
하루종일 가슴에 피명이 드는듯한 아픔을 삭일 수가 없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는가?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우리 모두가 이제 다시한번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
그나마도 정신차려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한반도의 안보는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지도. (konas)
오정인 (소설가)